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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미국 등 선진 시장과 달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가 전무하다. 이 때문에 이들 운용사는 국제적인 투자 추세로 자리 잡은 4차 산업혁명을 국내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 대안으로 꼽으며 전기자동차나 로봇 등을 추종하는 ETF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신기술테마ETF(가칭)'를 올 상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와 함께 관련 지수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은 "현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시장은 미국 등 해외에 대부분 포진해 있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신기술테마ETF는 특정 테마 범주에 국한하지 않고 로봇, 빅데이터, 3D프린터 등 다양한 해외 신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S&P 다우존스 한국대표는 "이미 글로벌ETF 시장에선 4차 산업혁명이 핵심 테마로 적용되고 있다"며 "국내 역시 어느 운용사 할 것 없이 해외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는 지수 개발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를 방증하듯 전미 벤처자본협회(NVC)에 따르면 세계 최대 벤처자금을 운용하는 미국에선 지난해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한 자금의 51.4%가 IT로 집중됐으며, 이는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전 세계 최초로 전기자동차 섹터만을 추종하는 ETF를 개발 중이다.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도 현재 전기자동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가 없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비롯한 글로벌 지수정보업체들에 관련 지수 개발을 의뢰한 상태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전기, 자율주행차 산업군의 경우 올해 국제가전전시회(CES) 핵심 테마로 거론될 만큼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중추적인 성장 분야로 급부상했다"며 "이 같은 성장세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ETF가 아직까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자산운용 등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앞다퉈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섹터 ETF를 개발 중이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내부적으로 AI, IoT 등과 관련된 ETF를 만들어 가상으로 투자 시뮬레이션까지 해본 단계"라며 "향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완전한 형태의 ETF 투자상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에선 글로벌 테크 기업 외에도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핀테크 등 다양한 신기술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ETF가 많다. AI 관련 기업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로는 'Robo-Stox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 (티커명 ROBO) 와 'Global X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Thematic ETF'(BOTZ)가 있다. 'Global X Internet of Things Thematic ETF'(SNSR)는 IoT 관련 종목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이 펀드는 주로 반도체 및 센서기술, 스마트홈, 커넥티드 자동차 등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혁신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ETF를 통한 분산투자가 위험도 관리 측면에서 더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자율주행차에 특화된 인텍이나 엔비디아, AI 음성인식을 연구 중인 아마존, 가상현실(VR) 기술 역량이 뛰어난 구글, AI 의료기술을 보유한 IBM 등이 있다. 그나마 국내에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국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간접투자상품으로 '미래에셋TIGER반도체 ETF' '삼성KODEX반도체 ETF' 등이 있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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